Schopenhauer, Arthur
쇼펜하워에게 표상이란 우리 인간에게 드러나는 현상세계이고, 의지란 세계의 본질 혹은 원리와도 같은 것이다.
표상: 감각에 의하여 획득한 현상이 마음속에서 재생된 것
의지: 모든 만물을 지금 그것으로 존재하게하는 힘, 사물의 내적 원리, 생명의 원리, 생명에너지, 자연 속의 모든 힘'표상으로서의 세계'는 인간이라면 그렇게 인식할 수밖에 없는 제한된 세계를 말하며 결국 세계의 본질인 의지에 의해 움직인다.
인과율: 인과율 혹은 충분근거율이란 의지가 표상으로 드러나기 위한 조건과 그 조건들을 통해 인간이 표상세계를 파악하는 과정을 말한다. 생성의 충분근거율, 인식의 충분근거율, 존재의 충분근거율, 그리고 행위의 충분근거율이 있다.
신체: 중세를 거치며 정신과 신체를 엄격히 구분시키는 기독교 영향의 서구 전통사상에 반해 쇼펜하워는 신체를 표상으로 된 의지, 생명의 원리인 의지가 가시화되는 마당 혹은 매개체로 보았다.
의지의 부정: 쇼펜하워는 예술이 충분근거율과 무관하게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이기는 하지만 예술을 통해서는 의지에 사로잡히는 것으로부터 일시적으로만 해방될 수 있을 뿐, 의지에서 자유로운 인식을 하는 것은 의지 자체를 부정할 때이다.고통에서 해방된 해탈이란 의지의 새로운 긍정에 대한 끊임없는 유혹(욕망)을 견뎌내 의지의 부정으로 인한 평정을 누리는 것이다. 인간만이 의지의 작용을 감지할 수 있는 신체와 의지의 작용을 치열하게 사색해 의지로부터 자유로운 인식을 할 수 있는 사고능력을 가지고 있다.
자살: 쇼펜하워는 자살도 의지 자체의 부정이 아니라 '다르게 살고 싶다'는 강렬한 의지작용에 맹목적으로 순응하는 것으로 보았다.
동고: 근거율에 따른 의지가 불러일으키는 맹목적인 개체화를 넘어서서 자신의 의지를 긍정하면서도 그러기 위해 타인의 의지를 부정하지 않을 수 있는 경지. 자신의 가장 내적이고 진실한 핵심적인 자신을 인식하여 모든 생물의 무한한 고통도 자신의 고통으로 간주하는 경지.
무無: 의지가 부정되고 포기됨으로 인해 우리에게 남는 것. 제1의 규정이 제 2의 규정에 의해 무의미해지 듯이 무의미하게 만드는 과정의 연속을 통해 더 이상의 규정이나 말이 필요 없게 되는 상태.
쇼펜하워의 계보는 플라톤, 우파니샤드, 칸트이며, 칸트의 영향을 제일 많이 받았다. 칸트의 계승자라고 자처하며 칸트의 이성철학을 비판해 한 단계 격상시켰다고 자평했다.
칸트는 이성이 윤리적 행위를 가능케 해 덕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쇼펜하워는 이성은 충분히 선하거나 악한 행위로 이어질 수도 있다 생각해 이성과 덕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칸트에 비해 헤겔에 대한 쇼펜하워의 비판은 훨씬 냉철했다. 쇼펜하워에게 헤겔 본인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절대자를 운운하며 목적론적이고 낙관적인 헤겔의 사상은 부족한 세상 경험에서 비롯되는 헛소리로 보일 뿐 이었다.
칸트와 헤겔의 이성철학에 대한 비판으로 쇼펜하워는 반합리주의 철학의 지표를 열면서 비관주의자 혹은 염세주의자라는 칭호도 얻었다. 하지만 염세주의라기 보다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려했다는게 더 적절하다. 그의 반합리주의 철학 체계는 니체, 키르케고르 베르그송으로 이어지는 생철학의 원류가 되었으며 생철학을 통해 실존철학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쇼펜하워의 의지 개념은 인간과 자연 사이의 유기적 관계를 설정함으로서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의 욕망을 비롯해 사실상 '무의식'의 개념을 함축한 것이었다. 쇼펜하워의 제자 하트만을 통해 니체와 프로이트에게 전달되며 정신분석학을 철학적으로 선취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실제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는 환영, 정신착란, 광기, 우울증, 기억 상실에 따른 고통에 대한 설명도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