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호, 신
일본을 비롯해 서구 제국주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기존 동아시아의 유교적 도덕/윤리가 무너진 상황에서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신채호는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의 기록"이라는 말로 자답한다. 이러한 그의 인식은 당대 유교주의(중국사대주의) 역사 이해의 잔재를 극복함과 동시에 식민주의 사학의 침투를 경계해야 하던 시기적 한계이기도 하다.
이러한 역사관을 비롯해 조선상고사를 통해 삼한-->삼국보다는 부여-->고구려로 이어지는 인식체계를 바탕으로 한반도 역사를 재구성하려던 시도는 집필이 수월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참고한 사료가 제대로 검증되었는지에 대한 문제와 더불어, 한반도 고대사의 각종 말과 단어를 해석하면서 옛말의 음과 뜻을 구별해 가며 역사의 단서를 추적한 방법론 역시 의문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반대로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일연의 삼국유사 두 저서가 중국 중심 세계관을 그대로 답습했다는 지적 또한 타당하다. 단지 이 두 저서가 뛰어나서 그런 것이 아니라고 신채호는 말했다.